[기고] 임박한 '애플페이' 출시와 모바일 인프라 (매일경제, 2023.1.20)
작성자 최고관리자

임박한 '애플페이' 출시와 모바일 인프라 

 

코로나19는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우리 삶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결제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팬데믹 극복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 민간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하위 20%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2019년 대비 9.0%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소득 하위 업체들도 배달앱 활용 등 결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진전시키면서 판매와 소득을 증가시킨 덕분이다.

이렇게 중요한 결제시장에서 큰 관심사는 국내에 조만간 출시될 '애플페이'이다. '시장점유율'이라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미래 고객인 MZ세대의 '밈' 문화와 결합하여 결제 문화의 변화를 유발하는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국내 결제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금 세계는 결제 분야에서 두 축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신용카드 NFC 거래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인터넷 인프라 부족을 국가별 표준 QR코드를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으로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세계 흐름에 대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인프라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보급 확산이 절실하다. 첫째, 우리 기업들의 사업 추진 구조를 수직 통합형에서 수평 분업형 가치사슬로 혁신하여야 한다.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미래 사회는 수직 통합형 규모의 경제에서 분산형 가치사슬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의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의 경우 세계 산업 구조가 제조업에서 IT로 넘어가면서 수평 분업적 사회로 구조적 재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서도 나홀로 수직 통합형 사회 구조를 고집하다가 혁신을 놓쳤다는 것이 석학들의 중론이다. 이제는 하나의 기업이 모든 것을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가맹점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 그리고 이들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단체들이 같은 공간에서 연결할 수 있는 협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절실해 보인다.

둘째, 사업 환경의 표준화와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전자금융업법이라는 큰 틀에서 별도의 체계화 과정이 없이 개별 기업별로 추진하다 보니, 사업 규격이나 관리 수준과 절차 등이 제각각이다. 이는 사회 전반에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예기치 못한 각종 위험 요인에 노출될 수 있다. 신용카드시장은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정부와 관련 협회의 노력으로 적절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간편결제 시장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애플페이 등 외국의 간편결제까지 국내에 진입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국가 QR코드를 공유하고자 할 경우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필요한 관련 규격에 대해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 검증 과정을 도입해 관련 제반 절차를 체계화하는 노력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소개한 민간 연구소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활용 정도가 15.4%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지원의 손길이 필요해 보인다. 단편적이고 일회성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지속성을 갖춘 체계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솔루션 및 인프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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